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클라비어위붕 3권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클라비어위붕 3권 — Zig Zag ZZT 050901
Discogs (release 22645544)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클라비어위붕 3권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프랜시스 야콥
Zig Zag · ZZT 050901 · 2005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클라비어위붕 3권

프랜시스 야콥(오르간)

Zig Zag ZZT 050901(2CDs)

클라비어위붕 3권은 분명 거대하고 난해한 작품이다. 오르간을 좋아하는 일반 애호가들에게는 마치 아직 정복되지 않은 북벽처럼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작품 속에 숨겨진 삼위일체 상징을 중심으로 한 심오한 사상과 섬세한 음악성의 조화, 하나의 사이클에 움켜담은 다양한 음악 양식의 통합은 클라비어위붕 3권을 단연 오르간 음악의 B단조 미사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베르나르 오베르탱의 새 오르간(2004)을 사용한 프랜시스 야콥의 최신 연주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지금까지 바흐 연주를 위한 이상적인 오르간으로 함부르크의 아르프 슈니트거나 혼합 양식으로 제작된 동부 독일의 후기 슈니트거, 혹은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질버만 스쿨의 악기가 제안되었다.

오베르탱은 바흐와 알고 지냈던 라이프치히의 차하리아스 힐데브란트가 바흐의 스펙에 따라 만들었다는 오르간을 참조한 스톱 배열을 시도함으로써 바흐 연주를 위한 이상적인 오르간에 다시 한 걸음 접근했다. 이를테면 페달에 리드 계열의 32피트 스톱(둘치안)으로 저음을 보강하는 것이다.

야콥의 연주는 전반적으로 느리며 두터운 음색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오르가노 플레노로 연주하는 첫 번째 프렐류드부터 압도적이다. 느린 템포 때문에 두터운 화성 사이를 가로지르는 패시지들이 뚜렷하게 들린다. 최근 연주 중에서 호평받은 아스트로니오의 경쾌한 연주(Stradivarius)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느린 템포는 단순히 육중한 32피트를 추가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라둘레스쿠(DHM) 역시 32피트 스톱이 있는 위르겐 아렌트의 새 오르간을 사용했지만 야콥보다는 더 빠르다. 야콥은 침착한 템포 속에서 구조와 상징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사유의 순간을 창조해 낸다. 따라서 느릿한 발걸음에도 불구하고 한 음 한 음이 매력적이다.

오르가노 플레노와 섬세한 레지스트레이션을 잘 대비시키고 있으며, 선율과 베이스를 조화시키거나 대조시키는 레지스트레이션에서도 뛰어난 예를 보여준다. 이를테면 오르가노 플레노로 연주하는 두 번째 키리에(제4곡)와 마누알리터로 연주하는 첫 번째 키리에(제5곡)가 특히 멋진 음악적 연결이다. 듀엣에서 양손의 음색 대조는 오르간으로 듀엣을 연주하려는 오르가니스트들에게 좋은 참조가 될 것이다.

아스트로니오의 연주는 오르간 연주와 성악을 교차시키는 구성으로 배열도 개성적인 데 반해, 야콥은 프렐류드와 푸가 사이에 미사와 듀엣까지 포함한 전통적인 구성에 아주 오르간다운 해석의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역사성과 예술성과 기술의 삼위일체에 도달했다.